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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사원에 대하여

우리의 옛 절들은 깊은 산속에 있습니다. 절을 오른다는 것은 산 밑 일주문을 시작으로 여러 문들을 지나고 또다시 여러 전각들을 만나는 긴 여정입니다. 그런데 이 여정은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 길이 우리의 기억 속에 남기 위해 수백 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고안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억의 사원은 서울 근교의 깊은 산속에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원형의 문을 지나고 여러 연못들과 건물들을 차례로 만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기억의 사원이 우리의 옛 절들처럼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기억의 사원은 당신의 기억 속에서 마침내 완성됩니다.

* 2017 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 수상